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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줄거리 및 기획 의도, 공감 포인트

by 뽀피니언 2025. 4. 13.

 

"폭싹 속았수다" 는 1950년대 제주를 배경으로, 애순과 관식의 70년에 걸친 삶과 사랑을 그린 감성 드라마입니다. 지역성과 보편성을 함께 담은 이야기로, 제주 방언과 사계절의 정서를 통해 인물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직조합니다. 뜨거움보다 곁에 머무는 따뜻함을 이야기하며, 삶의 무게를 조용히 껴안는 울림 있는 작품입니다.

 

 

이미지: '폭싹 속았수다' 사계절 포스터 (Copyright by 넷플릭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줄거리와 등장인물 :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애순과 관식

 

"폭싹 속았수다"는 1950년대 제주에서 시작해 70년에 걸쳐 이어지는 두 사람의 삶을 담담히 따라가는 드라마입니다. 극의 주인공 오애순(아이유, 문소리)과 양관식(박보검, 박해준)이 나란히 등장해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도 섬세하게 풀어냅니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시인을 꿈꾸는 소녀 애순과, 그런 그녀를 조용히 지켜보며 평생을 아끼는 관식의 이야기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서 '한 인간의 성장 서사'로 읽힙니다. 제주의 해녀 공동체, 전통 혼례, 군사정권 시절의 억압 등 역사적 맥락이 녹아 있으나, 무엇보다 이 드라마는 '사랑의 모양'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합니다. 사랑이란 꼭 뜨거울 필요가 있을까. 때로는 그저 곁에 있어주는 존재야말로 인생 최고의 동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관식은 애순을 향한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않지만, 항상 곁에 있는 방식으로 사랑을 증명합니다. 애순 역시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결혼을 거부하고, 글을 쓰는 삶을 선택하며, 삶에 대한 자존과 관식에 대한 미묘한 감정 사이에서 고군분투합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연애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개와는 다릅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오히려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버거우며, 동시에 누군가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드라마 기획 의도: 제주 방언과 사계절, 감정을 직조하다

 

"폭싹 속았수다"는 단지 사람 이야기를 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제주의 사계절을 배경으로 인물의 감정 곡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풍경도 감정의 일부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드라마 제목은 제주 방언으로 '수고 많았어요'라는 뜻인데, 이는 단 한 편을 관통하는 주제이자, 시청자에게 전하는 따뜻한 인사처럼 들립니다. 이 작품은 <동백꽃 필 무렵>의 임상춘 작가와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의 김원석 감독이 손잡고 만들어낸 합작입니다. 이 조합만으로도 작품에 대한 신뢰감이 생깁니다. 연출은 과하지 않고, 대사는 때때로 쓸쓸하며, 음악은 말하지 못한 감정을 대신 전합니다.

가장 인상적인 건 제주 방언의 사용입니다. 자막 없이는 이해가 어려운 장면도 있지만, 그 낯섦이 오히려 이 작품을 더욱 지역적이고도 보편적인 이야기로 만듭니다. 특히 해녀 문화, 방언, 마을 공동체, 혼례와 장례 등 잊혀가는 전통의 풍경들이 화면 가득 펼쳐질 때마다, 우리는 애순의 이야기를 보면서도 동시에 한 시대의 이야기를 함께 보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또한 사계절이 전개와 함께 흘러가며, 인물의 감정 변화와 맞물리는 연출은 감정의 깊이를 더합니다. 예를 들어, 봄에는 애순의 꿈이 움트고, 여름에는 사랑이 자라나며, 가을에는 갈등과 이별이 있고, 겨울에는 삶의 쓸쓸함이 찾아옵니다. 이 계절의 흐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들의 내면을 은유하는 중요한 장치로 작용합니다.

 

 

 

 

 

 

우리들의 공감 포인트 : 그저 ‘사는 것’의 무게

많은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를 보고 “눈물은 나는데 슬프지만은 않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이 드라마가 비극을 강조하거나 인생을 극적으로 포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신, 조용히 살아낸 이들의 세월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지요. 아이유와 박보검의 청춘은 풋풋하고 아름답지만, 진짜 이야기는 문소리와 박해준의 얼굴에서 완성됩니다. 이 드라마가 말하는 건 결국 ‘시간’이며, 그 안에서 지켜낸 사랑과 관계입니다. 누군가의 인생을 16부작으로 압축해 보여주면서도, 그 안에 담긴 감정은 압축되지 않고 흐릅니다.

이 작품의 재미 포인트는 반전이나 사건이 아니라 ‘잔상’입니다. 한 회를 보고 나면, 다음 회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 그 회가 계속 마음에 남습니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이러한 감정의 흐름을 정확하게 짚어냅니다. 특히 문소리의 중년 연기에는 삶의 쓴맛과 단맛이 모두 녹아 있으며, 그녀가 읊는 시구 하나하나는 삶의 무게를 담은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또한 염혜란, 나문희, 최대훈 등 조연들의 탄탄한 연기도 놓칠 수 없습니다. 이들은 주인공의 이야기를 돋보이게 하면서도, 각자의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극에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애순의 어머니 전광례(염혜란)는 사랑을 말하지 못하는 세대의 상징으로, 김춘옥(나문희)은 전통의 끈질긴 생명력을 품은 인물로 그려집니다. 이처럼 모든 인물이 제 몫의 서사를 지닌 채,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호흡하고 있다는 점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입니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 방언으로 ‘수고 많았어요’, ‘정말 애썼어요’라는 따뜻한 인사라고 하네요. 드라마를 다 보고 나면, 마치 오래도록 품고 있던 누군가에게, 나의 소중한 주변이들에게 이 말을 건네고 싶어 집니다. 당신의 인생에도, 오늘 하루에도 이 말 한마디를 꼭 전하고 싶어 집니다.

 

 

 

 

  • OTT: 넷플릭스 단독 공개
  • 방송 일정: 2025년 3월 7일 ~ 2025년 3월 28일(매주 금요일 4편씩 공개, 총 16부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