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에 대해 리뷰하려고 합니다. 이혼 전문 로펌을 배경으로, 서로 다른 성향의 두 변호사가 사건을 통해 성장하고 부딪히며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는 이야기입니다. 주목해서 생각해 볼 점은 결국 ‘공감’과 ‘이해’라는 키워드를 가장 강력한 메시지로 삼고 있다는 것입니다. 법은 냉정할 수 있지만, 그것을 다루는 사람은 인간입니다. 굿파트너는 그 인간됨을 지키기 위한 분투를 조명하며,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고민거리를 동시에 안겨줍니다.
"굿파트너" 줄거리 및 등장인물 : 두 변호사의 대립과 성장
"차은경(장나라)"은 17년 차 베테랑 변호사로, 냉철한 판단력과 강한 자존심으로 무장한 인물입니다. 그는 감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며, ‘이혼은 전쟁’이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의뢰인을 승소로 이끄는 데 주력합니다.
"한유리(남지현)"는 신입 변호사로, 사람의 감정과 사연에 귀 기울이는 따뜻한 성품의 소유자입니다. 법적 정의만큼이나 정서적 정의를 중요시하며, 때론 지나치게 감정에 깊이 이입해 사건의 중심을 놓치기도 합니다. 이처럼 정반대의 인물인 두 사람이 같은 팀으로 엮이면서 매 회차마다 갈등과 조율의 과정을 거칩니다.
극은 단순한 사건 해결을 넘어서, 변호사 개인의 삶과 가치관이 사건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밀도 있게 그립니다. 의뢰인의 이혼 사유는 단순한 갈등을 넘어, 가정 폭력, 정신적 학대, 자녀 양육권, 경제적 불균형 등 현대 가족이 겪는 다양한 문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드라마는 그런 사건을 단순한 법률적 프레임에 가두지 않고, 인물들의 감정과 심리에 깊숙이 파고들며 현실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드라마 기획 의도 : 공감과 논리의 충돌
굿파트너는 이혼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이를 자극적으로 소비하지 않겠다는 제작진의 철학이 분명한 작품입니다. 이혼은 누군가의 실패가 아닌, 삶의 다른 선택일 수 있으며, 새로운 시작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제작진은 실제 법률 자문을 바탕으로 사건을 구성하며 현실성을 높였습니다. 작가진은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누군가의 삶에 섣불리 판단을 내리는 경향이 있지만, 그 선택 뒤에는 각자의 고유한 사정이 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 말처럼, 드라마는 선악의 이분법을 지양하고 인물의 선택을 이해하고자 노력합니다.
또한, ‘좋은 변호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도 드라마 전반에 깔려 있습니다. 차은경은 법률적 무기는 강하지만, 인간적 거리는 멀고, 한유리는 공감 능력은 뛰어나지만 때론 감정에 치우쳐 법적 판단을 흐리곤 합니다. 이들이 서로의 결점을 보완하며 ‘좋은 파트너’로 성장해 가는 과정은, 직장 내 인간관계와 팀워크에 대한 은유로도 읽힐 수 있습니다.
드라마는 이혼이라는 한 가지 주제를 다양한 조명으로 비춥니다. 20대 커플부터 황혼 이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가 등장하며, 이혼을 대하는 태도, 사회적 시선, 가족 구성원의 변화 양상이 폭넓게 제시됩니다. 이는 단지 드라마의 소재로서가 아니라, 현실 속 화두로서 깊은 울림을 줍니다.
시청평: 우리 이야기 같은 드라마
방송 초기에는 ‘법정극에서 또 이혼 이야기인가?’라는 시선도 있었지만, 극이 전개되면서 시청자들은 이 작품이 단순한 법률 드라마를 넘어선 ‘인간 드라마’ 임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시청자들은 특히 매 회차 등장하는 사건과 인물들의 감정선에 큰 몰입을 보이고 있습니다. “법정 드라마인데 눈물이 났다”, “내 주변 이야기 같다”, “이혼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는 평들이 이어지며, 단지 흥미로운 서사가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특히 여성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차은경이라는 캐릭터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는 감정을 억누르고 살아온 커리어우먼의 상징처럼 그려지며, ‘성공’의 이면에 있는 외로움과 상처를 내보이는 장면에서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반대로 한유리는 ‘따뜻하지만 미숙한 신입’이라는 이미지로, 요즘 세대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세대와 경험을 대변하는 캐릭터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단지 특정 연령층을 겨냥한 작품이 아닙니다.
또한 드라마는 단순한 ‘이혼 찬반론’에서 벗어나, 결혼 제도 자체에 대한 성찰도 유도합니다. 결혼과 가족이라는 제도에 얽매인 사람들, 아이의 양육을 둘러싼 갈등, 경제적 독립과 의존 사이에서 흔들리는 현실 등이 생생하게 그려지며, 현대인의 삶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굿파트너는 최고 21%까지의 높은 시청률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 드라마는 시청률 수치를 넘어서 콘텐츠가 가질 수 있는 사회적 기능을 성실히 수행하는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자극적인 내용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내면 깊은 울림을 주고, 단순한 판결이 아닌 ‘선택과 공감’을 이야기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누군가의 아픔을 재단하지 않게 만듭니다. 남의 일이 나의 일이 되고, 나의 일이 다른 사람의 일이 되는 순간들을 보면서 법과 감정, 직업과 인간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작품이라고 느꼈습니다. 드라마가 끝난 지 오래되었지만 늦게라도 리뷰를 작성할 만큼 기억에 오래 남네요. 요즘 시즌2 소식이 들리기도 합니다. 다음 회에는 어떻게 재미와 감동을 풀어나가게 될지 기대해 봅니다.
- 방송 기간: 2024년 7월 12일 ~ 9월 20일(매주 금,토 / 총 16부작)
- 다시 보기: SBS공식 홈페이지, 넷플릭스, Wavve 등